"갑자기 변수가 생겼어요."
평상시에 플래너를 잘 활용하는 학생이 갑자기 목표 달성률이 크게 떨어져 자초지종을
들어 보았습니다.
가족 행사로 오빠의 생일 파티가 있다는 것을 까먹고 있었고, 학교에서도 갑작스레 큰
숙제를 받는 바람에 목표했던 바를 수행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감안
하더라도 목표 달성률의 낙폭이 너무 컸으며, 제대로 달성한 과제가 거의 없었습니다.
하나의 과제도 100%를 만들지 못하고 20% 정도씩만 달성한 것입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혹시, 변수가 생겼을 때 무엇을 포기할지 정했니?”
답변은 당연하게 “아니요.”였습니다.
이 학생은 이 질문만으로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달은 눈치였습니다.
시간이 촉박한 시험에서 실력에 비해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학생들이 더러 있습니다.
이 학생이 겪은 일도 이와 같은 성격의 것입니다. 시간이 촉박하더라도 주어진 시간 안에
풀 수 있는 만큼 풀면 그리 나쁘지 않은 결과를 받을 수 있을 텐데, 이런 학생들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남은 문제들 사이에서 계속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시험을
아예 망쳐 버리고 맙니다. 시험지 전부를 풀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사로잡혔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시험지 한 장을 아예 빼놓고 풀었다면 더 좋은 점수를 받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갑자기 변수가 생겼다면 혹은 목표량이 생각보다 많아 시간이 부족하다면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 빠르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이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시간의 압박을 느낄 때는 사고가 유연해지지 못하여 아예 그런 생각 자체를 못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마음이 조급해진 상황에서 과제 수행에 열을 올리기보다 냉정하게 포기할 것을
정해 목표를 재설정할 수 있도록 “장치”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 학생은 “변수가 생겼다면 과제 수행 전에 반드시 플래너를 펴서 보고 목표를 재설정한다."
라는 규칙을 스스로 세우고 실행하겠다고 했습니다. 시험의 경우라면 가령 “30분이 지났을 때
남은 문제 수를 세어 보고, 버릴 문제 수를 정한다."라는 식으로 변수에 대처하는 장치를 마련해
둘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단순한 심리적인 장치를 두는 것만으로도 변수 이상으로 과도하게
결과가 낮게 나오는 일은 현저하게 줄어들 것입니다.
- 글쓴이 : 손주영 (G2B 담당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