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 이제 플루트 안 할래요"
한 학생이 플루트 연습을 코칭 주제로 가져온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일은 큰 목표를
세우기보다 작더라도 확실하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세워 자기효능감을 극대화하고
학습 정서를 좋게 가져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생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주일에 딱 5분 만이라도 연습하겠다고 목표를 잡았습니다. 이 학생의 방법론과 동기
모두가 좋았기 때문에, 내심 좋은 취미를 만들 수 있겠거니 하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주가 되어 다시 코칭 시간이 되었을 때, 이 학생은 앞으로는 코칭 주제에서
플루트 연습을 빼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눈치를 보니 이 학생이 플루트를 하기 싫어진
것은 아닌 것 같아서 이유를 물으니 악기를 연습하는 공간에 다른 학생들이 함께 있으면
이상하게도 소리가 잘 안 난다는 것이었습니다. 공간을 조정해서 혼자 플루트를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면 하겠느냐고 물었더니 아주 좋아했고, 실제로 실행으로도 나타났습
니다. 공간 조정은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었는데, 학생 입장에서는 아예 그런 방법이
있다는 것을 생각조차 못 했던 것이었습니다.
학생이 어떤 일을 "하기 싫다."라고 할 때, 사실은 그 일을 "하기 싫은 것"이 아니라
"환경이 그 일을 하기 어렵게 형성되어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기 싫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듣기보다, 그 말이 나오기까지의 내적 동기를 파악하고, 문제가 외부에 있다면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코칭 교사는 학생이 내적 동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일을 강제로 하게끔 하거나 내적 동기의 크기를 키워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학생이 스스로 세운 목표를 추진할 수 있도록 외부의 어려움을 제거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는 있습니다. 그러려면 학생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관심을 통한 작은 개입으로 학생에게 큰 변화를
만들어 줄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 글쓴이 : 손주영 (G2B 담당 코치)